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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스페인

유럽 여행 #9 / 스페인 바르셀로나 / 벙커에서 야경보기

by 참새∂ 2020. 12. 7.

바르셀로나에서 보내는 마지막 날 저녁.

가우디 투어가 끝나기 직전, 야경 구경하기 좋은곳을 추천해 달라고 가이드분께 부탁드렸더니,

가이드분께서 벙커라는 곳을 강력히 추천해주신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벙커라는 곳은 예전 스페인 내전 당시 전투기 폭격을 막기 위해 세워진 군사시설이다.

높은 지대에 자리를 잡고 있어 내전 직후에는 방치되었으나,

현지인들이 자주 방문하다보니 현재는 바르셀로나의 야경 명소로 자리잡았다고 한다.

 

바르셀로나에서의 마지막 밤이라 아쉬웠지만, 어서 빨리 해가 져서 야경을 구경하고싶은 딜레마에 빠진다.

점점 해가 지는중,

벙커로 이동하는 버스를 탑승하기 위해, 해당 버스가 다니는 정류장으로 향한다.

현지시간으로 해가 지려면 오후 10시는 되어야 해가 살살 지기 시작한다.

유럽 가기전엔 거짓말인줄 알았는데, 정말로 해가 오후 10시가 되도록 지질 않는다..

이래서 스페인 사람들이 열정적이라는 소리를 듣는걸까.

 

무튼 10시쯤부터 해가 지기 시작하는데, 버스는 10시 30분경이 막차라고 한다.

좀 오래 있으면서 야경을 구경하고 싶었는데, 그점이 참 아쉬웠다.

해 질때쯤 올라갔다가 해가 지자마자 다시 내려가야 하는 상황..

전망대로 오르는 길을 내려다보며 찍은 사진.

정류장에 도착해 버스에서 내린 다음, 마음이 급해서 빠른 걸음으로 걸어간다.

사람들이 하나 둘 보이기 시작하더니, 이내 수많은 사람들이 언덕에 앉아서 야경을 구경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마침 매직아워가 시작되고 있어 내 마음이 바빠진다.

자리를 잡고 사진을 찍기 시작한다.

삼각대를 펴고 찍기엔 다소 민폐가 될 수 있는 상황.

손으로 들고 ISO를 최대한 올려서 손으로 들고 야경을 찍는다.

 

정말 멋진 야경이다.

특별히 시야를 가리는 장애물이 없어 멀리까지 대부분의 바르셀로나가 잘 보이는 뷰다.

마침 맥주를 한캔 사왔었는데, 시원한 맥주를 마시며 사진을 찍고 야경을 관람하니 천국이 따로 없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사진을 열심히 찍는다.

벙커 인근엔 나무가 거의 없어 시야를 가리지 않다 보니, 벙커 주변 360도로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

한 세번은 더 와도 질리지 않을 것 같은 뷰.

이번 방문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라는 사실이 참 아쉬울 따름이다.

다수의 현지인 커플들도 보인다.

커플들에겐 정말 낭만적인 장소가 될 듯 싶다.

맥주 한캔을 마셨더니 취기가 올라온다.

따뜻해지는 얼굴을 달래려고 벙커 주변을 계속 걸어본다.

벙커에서 어느곳을 가던 끝이 없는 멋진 야경이 드넓게 펼쳐진다.

정신없이 사진을 찍는 사이, 매직아워가 끝이나고 버스 막차시간이 점점 다가온다.

유럽여행에서 가장 아쉬웠던 순간이 아닐까..

아마 이순간부터 패키지보단 자유여행을 선호하게 된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다.

한장이라도 더 다양한 구도로 담으려고 카메라를 바쁘게 움직인다.

슬슬 자리릅 털고 내려갈 준비를 한다.

이 이상 하산을 미루면 숙소까지 걸어갈판..

설레며 오르던 길을 아쉬운 마음을 안고 내려간다.

벙커 밑으로 내려오니, 이제는 버스시간을 놓칠까봐 최대한 빨리 걸어간다.

다행히 버스시간에 늦지 않은 모양.

마지막으로 여유를 되찾은 다음 사진을 찍고, 버스를 타고 벙커를 떠난다.

바르셀로나에서 가장 인상깊던, 그리고 다시 한번 꼭 가보고 싶은 여행지가 아닐까 싶다.

이 이후에 유럽을 한번더 갔을땐 스페인은 동선에 없어 이곳에 가질 못했지만, 추후에 다시 한번 방문한다면 꼭 한번 다시 가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