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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이탈리아

2차 유럽 여행 #19 / 이탈리아 여행 #5 (아시시 도착 직후 야경)

by 참새∂ 2021. 2. 19.

베네치아에서의 마지막날 아침. 우리는 먼거리에 있는 아시시로 가기 위해  일찍부터 호텔을 나와 6시간에 걸쳐 기차를 타고 아시시로 향한다. 

지난 유럽여행때 당일치기로 짧게 방문을 하고 난 이후로  줄곧 아시시에서 꼭 숙박을 해보고 싶었는데, 이번 여행때 그 소원을 풀게 되었다. 

우리나라와 다르게 땅이 워낙 넓은 이탈리아라서 그런지, 빠른 열차를 이용하고도 6시간이라는 긴 시간이 소요되었다.

 

기나긴 기차 여행 끝에 도착한 아시시.

기차역에서 버스를 타고 언덕 위에 위치한 아시시에 도착하고 숙소에 짐을 풀고 저녁을 먹은 후 잠시 휴식을 취하자,

얼마 안되어 하늘엔 노을이 깔리기 시작한다.

좀 더 쉬고 싶었지만, 멋진 노을을 최대한 오래 보기 위해 무거운 몸을 이끌고 로카마조레가 있는 언덕까지 서둘러 올라간다.

 

우리가 미리 예약해 둔 숙소가 아시시에서 높은 지대에 위치해 있어, 아시시의 가장 높은 언덕에 위치한 로카 마조레까지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하지만 1년전에도 그랬고, 여전히 높은 아시시의 높은 언덕에 숨이 절로 차오른다.

다행히 지평선 너머로 태양이 떨어지기 직전에 언덕에 도착한다.

한가로운 시골 관광지 답게, 멋진 전망대에는 사람이 우리를 합하고도 손가락으로 셀 수 있을 정도로 사람들이 적다.

 

무더운 이탈리아의 여름 날씨를 시원하게 날릴 선선한 바람이 불며 우리의 땀을 천천히 식혀준다.

노을을 받은 아시시와 드넓은 평야가 붉게 빛나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2차 유럽 여행을 오기 1년전 당시 이곳에서 다시 여기 꼭 오겠다고 다짐을 하던 그때가 생각난다. 결국 다시 정말로 오고야 말았다.

 

가뿐 숨을 몰아쉬며 숨을 돌리는 후배.

사람으로 가득하던 베네치아를 벗어나 한적한 시골지역으로 넘어오니, 이세상에서 소음을 내는건 우리뿐인 듯 하다.

주변에 자동차도 거의 없어 온 세상이 적막하기만 하다.

 

긴 울타리를 따라 울타리의 끝에 태양이 걸리기 시작해 대각선 구도를 이용해 한장 담아본다.

 

로마나 파리만큼 화려하진 않지만, 충분히 멋진 풍경을 보여주는 중세 풍경을 그대로 간직한 아시시.

 

성프란체스코 성당과 떨어지는 해를 동시에 담아본다.

 

조용한 아시시 풍경 속에서 울리는 소리는 바람소리와 새소리, 그리고 카메라 셔터소리만이 유일하다.

좀 더 일찍와서 이 조용한 풍경으로 오래 즐겼어야 했는데, 하는 아쉬움만이 남는다. 

그래도 이제 막 아시시에 왔으니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많다.

 

해가 산너머로 숨기 전 후배를 노을과 함께 담아본다.

 

엽기사진은 잘 찍으면서 이런 정상적인 사진을 찍으려면 쑥스러워한다.

 

절묘하게 벌어져 있는 두 나무의 줄기 사이로 태양이 떨어지는 모습.

 

길처럼 만들어져 있는 전망대의 언덕 끝자락까지 걸어가 드넓은 평야를 바라보는 후배.

 

저물어가는 노을을 감상중인 어느 한 가족.

우연히 마침 핑크색으로 하늘이 물들기 시작해 가족을 실루엣 처리를 하여 사진으로 담아본다.

무척 행복해 보이는 가족을 바라보면서 나도 모르게 흐뭇해진다.

 

황홀한 노을이 끝나고 나니, 멋진 아시시의 야경이 시작되려 한다.

고요한 마을이 소리없이 하나 둘 불이 켜지기 시작한다.

 

오로지 이 야경 풍경을 보기 위해 아시시에 다시 돌아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황홀한 야경을 한참 바라보며 야경을 천천히 담아본다.

마을이 없는줄 알았던 아시시로부터 떨어진 먼 곳에도 불빛들이 하나 둘 켜지기 시작하며 존재감을 드러낸다.

 

한참을 아시시의 높은 언덕에서서 만족할때까지 야경 사진을 담은 다음, 숙소로 돌아와 씻고 하루를 마감한다.

비록 하루종일 이동하느라 아주 짧은 아시시에서의 여행이었지만 이 순간이 가장 강렬하지 않았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