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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행/충청도

태안 몽산포 해수욕장 캠핑 일기 #1

by 참새∂ 2020. 10. 24.

2020년 어느 무료한 초가을.

어느 날과 다름없이 근무를 하던 도중 울리는 단체 카톡방 하나,

강릉에서 같이 군생활을 함께 하던 후배들과의 카톡방이었다.

안 본 지 반년은 지난 거 같아 모임을 계획하던 중에 캠핑을 하자는 이야기가 나오게 되었다.

캠핑을 자주 다니던 후배 한 명을 제외하곤 캠핑에 캠 자도 모르던 사람들인지라, 호기심이 생기게 되었고,

시간이 맞는 날을 잡아 캠핑을 하기로 계획을 세우게 된다.

태안의 해안가에 위치한 몽산포 오션캠핑장.

다른 인근 야영장들과 다르게, 예약제가 아닌 선착순으로 자리를 잡고 캠핑을 하는 곳이었다.

이미 다른 곳들은 예약이 가득 차 있는 상태라, 아침 일찍 캠핑장에 자리를 잡기 위해 출발한다.

 

전주에서 두 시간여를 달려 도착한 캠핑장.

의외의 난관이 처음부터 발생하게 되는데, 캠핑장이 내 생각보다 훨씬 더 넓었다.

먼저 도착한 후배를 찾아가야 하는데 이정표라던지 특별히 길을 찾기 위한 포인트를 발견하기가 어려웠고..

소나무보다 더 많은 듯한 텐트들 사이에 난 길을 비집고 들어가야 했다.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캠핑장에 도착한 지 몇십 분 만에 겨우 후배를 만난다.

이미 캠핑 고수인 후배 2가 다행히 캠핑장에 일찍 도착하여 자리를 선점한 상태였다.

(후배 글자 뒤에 붙는 숫자는 나이순으로 정렬한 숫자다.)

 

자리는 잡았지만, 자리가 그다지 마음에는 들지 않아,

아직 도착하지 않은 서울에서 오는 후배 2명을 기다리는 상황..

후배들이 오면 바로 자리를 다른 곳으로 잡으려고 계획을 세운다.

어찌해야 하나 싶어 우선은 계속 통화 중인 후배 2의 모습.

그러던 와중, 우리 바로 옆에 커다란 텐트를 치고 있던 분들이 철수를 하신단다.

우리 보고 이 자리를 써도 된다고 하셔서, 서둘러 철수에 맞춰서 후배의 캠핑 장비들을 꺼낸다.

캠핑 준비에 한창일 때, 나머지 후배 1,3이 도착한다.

 

2014~2015년도부터 이어온 이 인연들은 언제 봐도 늘 반갑고, 늘 유쾌하다.

작년 겨울 즈음에 만나고 올해엔 코로나 때문에 처음 만나는 상황.

우선 캠핑 고수인 후배 2의 지시에 복종하며 텐트의 기초부터 만든다.

 

후배 2는 장비들을 뒤적거리며 무언가를 찾기 바쁘다.

도와주고 싶어도 몰라서 일단 지시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

우리의 든든한 집이 되어줄 텐트를 꺼내 펼치기 시작한다.

한 명씩 커다란 텐트의 각 모서리를 붙잡고, 최대한 펼쳐본다.

'이 방향이 아닌가..?'

텐트 입구로 활용할 문의 방향을 잘못 잡아서 시계방향으로 돌렸다, 반대방향으로 돌렸다 정신이 없다.

진두지휘하는 후배 2의 적극적인 모습.

기둥을 세우고 나니 얼추 그럴듯한 모습이 제법 갖춰지기 시작한다.

거의 다했구나 하던 찰나

후배 2가 이리저리 돌아다니더니

 

캠핑 초보인 나머지 후배들과 나에겐 보이지 않는 부분들을 만지기 시작한다.

그러더니 타프(?)를 세울 봉들을 들고 온다.

후배 1을 도와 그늘막이 되어줄 타프를 설치하고..

점점 그럴듯하게 우리의 보금자리가 완성되어 간다.

 

텐트 치려고 목장갑까지 착용한 후배 3.

설치 완료된 우리의 앞마당의 모습.

누가 보면 후배 1이 캠핑 고수인 줄 알 거 같은 사진.

현실은 그냥 콘셉트 사진을 좋아하는 생색내기 달인..

후배 2의 지도 아래 열심히 해머질을 하는 후배 1.

일하는 사람 옆에서 일하는 척하기의 달인..

텐트를 전부 고정시켰으니, 이제는 앞마당과 내을 만들어볼 차례.

후배 2가 가지고 온 테이블, 그릴 등으로 주방 용도로 활용할 공간을 만들고..

바닥에 매트들을 깐 다음, 주변의 통풍을 위해 창을 내본다.

한참 일을 하다 보니, 어느덧 점심시간이 되어버려 배가 고파지기 시작한다.

우리는 대충 작업을 마무리하고, 인근으로 차를 몰고 가 먹거리를 사 오기로 한다.

병원 나이트 근무를 끝나고 바로 아침부터 달려온 티 내는 후배 1.

차를 타고 인근 마켓으로 이동하는 모습.

고기도 고르고 맥주도 고르고..

오랜만에 포식 제대로 해보려고 다들 벼르고 있었나 보다.

먹을걸 잔뜩 사고, 마지막으로 점심밥으로 먹을 찌개류를 사기 위해 마트를 둘러본다.

수많은 찌개 즉석식품들 사이에서 고민 중인 후배들.

하나를 살바엔, 두 개를 다 사자고 합의가 되어 몽땅 사 온다.

다 섞어먹으면 그게 음식이지 뭐..

쇼핑을 끝내고 다시 텐트로 돌아온다.

마트에서 사 온 음식들을 박스에서 꺼내 열심히 정리해본다.

이걸 다 먹을 수 있을까 싶다.

저녁에 음료수 & 맥주 등을 시원하게 먹을 방법들을 고민해본다.

' 아이스박스에 얼린 생수랑 물이랑 맥주를 부어놓으면 좀 시원하지 않을까'

생각과 계획은 곧 현실이 된다.

냉동창고 제조하는 모습을 흐뭇하게 보는 후배 1

냉동창고를 위해 생수를 아낌없이 쏟아부어버린다.

다 쏟아내고 나니 드는 생각..

 

'생수 더 필요할 거 같은데..?'

다행히 캠핑장 내부에는 매점이 있어, 그곳에서 필요한 생수를 더 사기로 한다.

식량 창고가 얼추 정리가 되었다.

 

이제 우리에겐 의자를 펴고 앉아 점심밥을 먹으며 한숨 돌릴 시간이 남아있었다.

배고픈 배를 움켜쥐며 점심밥을 먹기 위해 남은 힘을 쏟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