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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이탈리아

유럽 여행 #22 / 이탈리아 로마 / 포로 로마노 관광

by 참새∂ 2020. 12. 21.

한참을 콜로세움 주변을 돌며 로마시대의 문화를 간접적으로 경험한 다음,

바로 옆 인근에 있는 포로 로마노로 향한다.

포로 로마노는 고대 로마시대의 유적지로, 기원전 6세기 무렵부터 3세기말까지 로마의 중심지 역할을 하던 장소다.

 

 

콜로세움에서 포로 로마노로 향하는 길.

약 4~5분 정도만 걸으면 바로 도착할 정도로 거리가 아주 가깝다.

바로 떠나기 아쉬워 다시 한번 콜로세움을 돌아본다.

걷는거보단 빠르지만 굳이 말똥냄새를 맡으며 타기엔 비위가 상하는 마차..

멀리 포로 로마노가 보인다.

서로마 제국이 멸망한 뒤, 그대로 방치되다가 수많은 세월동안 토사 아래에 묻혀있다가 발굴되었다고 한다.

주변을 둘러보니, 정말 오래된 건물들이 많이 있다.

거의 1700년전에 세워졌던 로마의 중심지.

이 도시의 옛 모습이 머리속에 절로 상상이 된다.

최근에 만든 듯 한 건물 사이의 길, 계단, 그리고 엄청난 규모의 기둥들이 분위기를 압도한다.

 

 

날씨가 많이 무더워 그런지, 밑으로 내려가서 유적을 둘러보는 사람이 거의 없다.

아니면 출입 금지인걸까..

단순한 돌담인데도 불구하고 약 2천년의 세월이 흘러 까마득한 후세 사람들이 볼 수 있다는 사실이 실로 대단했다.

어떻게 무너지지 않고 저렇게 잘 버티고 있던 걸까..

피라미드를 보면 이때 느낀 감정보다 훨씬 더 대단할까 싶다.

로마에 있는 맨홀, 혹은 동상에는 대부분 SPQR이라는 영어 문구가 써 있다.

이는 라틴어 문장인 Senatus Populusque Romanus의 약자로, 로마의 원로원과 인민을 뜻한다.

이 말은 고대 로마 공화정의 정부를 가르키는 말이었고, 로마 정부의 공식적인 표어로 쓰였다고 한다.

즉 SPQR=로마인 셈이다..

 

저 거대한 기둥과 대들보 역할을 하는 대리석이 천년간 안무너지고 버티다니 대단하다.

로마제국이 멸망한 후에 이 장소를 잘 보존했다면 지금쯤 엄청난 관광자원이 되었을 텐데.. 

포로 로마노 인근 길을 계속해서 걸어간다.

한참 걸었더니 어느 멋진 대리석으로 지어진 건물 옆면에 도착한다.

뭘 하는 곳인지 궁금해져 정문쪽으로 걸어가 보기로 한다.

알고보니 이 건물은 베네치아 광장을 바라보고 있는 조국의 제단이라고 구글맵에서 알려줬다.

어느 멋진 분수가 있어 잠시 시원한 풍경을 감상한다.

이곳은 1차 세계대전 당시 참전 군인들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곳이라고 한다.

멀리 보이는 베네치아 광장.

이곳에서 2차세계대전 당시, 무솔리니가 이탈리아 시민들을 향해 연설을 한 곳이라고 한다.

이런 역사적인 장소에 내가 오게 될 줄이야..

가이드분의 설명에 의하면, 이전에 자연재해때문에 건물 일부가 무너졌었는데, 이를 신문사에서 대서 특필했다고 한다.

이유는 100년정도 '밖에' 안된 건물이 무너져내려 비판하기 위해서란다.

옆에 거의 2천년된 콜로세움도 굳건하게 서있으니 그럴만도..?

 

 

계단에 앉아 쉬려고 했더니, 인근에 있던 경비가 계단에 앉으려는 관광객들을 제지하는 모습이 보인다.

아마 역사적인 장소이고, 참전 군인을 기리는 숭고한 장소이다 보니 그런 듯 하다.

잠깐 서서 휴식을 취한 후 카피톨리노 언덕으로 향한다.

카피톨리노 언덕은 로마에서 가장 신성하게 여기는 언덕이라고 한다.

프랑스 파리로 치면 몽마르뜨 언덕과 비슷한 개념인걸까 싶었다.

인근에 물을 공짜로 마실 수 있는 음수대가 있어 빈 페트병에 물을 채우고 언덕을 오른다.

경사가 심하지만 비교적 쉽게 오를 수 있다.

언덕에 오르니 보이는 풍경.

현재는 박물관으로 쓰이고 있다고 한다.

나는 특별히 박물관에는 관심이 없고, 포로 로마노를 이 건물 뒷편에서 더욱 넓게 볼 수 있다고 해서 올라왔다.

박물관에 있을법한 조각상들이 길거리에 널려있는 모습이다.

역시나 이곳 조각상에도 앞서 언급했던 SPQR이 새겨져 있다.

포로 로마노가 보이는 길로 빠져나간다.

뒤쪽에서 보는 포로 로마노는 또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

 

이런 웅장한 도심을 만들고, 콜로세움을 만들었으니 당시의 로마제국의 시민들의 자부심은 실로 대단했을 듯 하다.

아래쪽으로 내려가 관광을 하기엔 체력이 많이 떨어진 상황.

무더운 날씨탓에, 행군을 하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힘이 빠져있다.

강렬한 햇살 탓에 선글라스를 벗을 수가 없다.

그래도 햇살이 워낙 강해 덕분에 사진 하나는 쨍하게 잘 나온다.

이 모든 건물들이 토사속에 묻혀 잊혀질 뻔한 운명이었다는게 믿기지 않는다.

이제 포로 로마노의 구경을 끝내고, 로마 여행의 핵심인 판테온 신전으로 향한다.

수많은 다큐에서 다뤄졌던 판테온 신전은 지금도 어떻게 지었는지 신기할 정도로 건축학적 가치가 높은 장소라고 가이드분께서 해주시는 설명을 들으며, 열심히 판테온을 향해 걸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