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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이탈리아

유럽 여행 #28 / 이탈리아 아시시 / 아시시 투어#2

by 참새∂ 2020. 12. 27.

이탈리아의 여름은 그야말로 살인적인 폭염이다.

한국에 있을때 유럽에서 폭염으로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뉴스를 심심치 않게 접했었는데,

왜 그렇게 유럽에서 폭염으로 인해 사망자가 많았는지를 온몸으로 깨닫게 된다.

구름이 거의 없는 맑은 날씨, 그 덕에 햇빛은 더욱 강하게 내리쬐고 있어 아시시에서의 여름은 혹독하기만 하다.

그래도 여행을 왔으니 관광객의 기운으로 간신히 버텨내고 있다.

성 프란체스코 성당에서 로카 마조레 라는 전망대 겸 성으로 향하기 위해 얼떨결에 등산을 시작한다.

분명 마을길을 걷고 있는 것일 뿐인데, 경사가 상당히 급하다.

지쳐가는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꽃들은 활짝 피어 관광객들을 맞이 하고 있다.

걷기 좋은 그늘들은 전부 주차된 차들의 텐트가 되어준다.

 

꼭대기에서 사는 주민들은 어떻게 아래쪽에 위치한 상점들을 오고가는걸까.

굳이 구글맵을 켜지 않은 채로 언덕을 향해 계속 올라간다.

어찌 됐든 전망대는 높은 곳에 있으니, 높은 언덕에 올라가기만 하면 보이겠지..

그 와중에도 골목골목들이 참 예쁘다.

이런곳에서 영화 하나 찍기 참 좋을 듯 한데, 실제로 찍은 영화는 없나 궁금한 순간이다.

기념품샵에 들어가 한가득 사가지고 나오고 싶은 욕망이 솟구치지만, 마지막날 프랑스에서 쇼핑을 즐기기 위해 최대한 참는다.

열심히 언덕을 오르다 보니, 등산이라도 한거마냥 멋진 경치가 나오기 시작한다.

이때 실감했다. 내가 많이 올라오긴 했구나..

기회만 된다면 렌트카를 끌고 저 먼 평원까지 가보고 싶다.

아직 전망대에 도착하기 전인데도 이런 뷰라니.

더욱더 힘을내서 언덕을 다시 오르기 시작한다.

힘들지만 중간중간 특이한 풍경이 나오면 사진 찍는걸 멈추지 않는다.

 

오르막길을 한참 오르다가 평지를 걷다가를 반복중..

작은 마을이 경사 하나로 이렇게 크게 느껴질 줄이야.

도시들을 벗어나 이런 외국의 시골 풍경을 바라보고 있으니 여행을 왔다는게 실감이 난다.

까마득한 돌계단이 나온다.

정말 마지막 힘을 다 써가며 오르기 시작한다. 이곳만 지나면 정상이겠거니 하는 희망을 가져본다.

수많은 계단을 오르고 나서야 드디어 보이는 로카 마조레.

계단을 벗어나 이 풍경이 보이자 탄성이 절로 나온다.

고생한 끝에 드디어 낙이 오는구나..

하늘은 높고 바람은 선선하다.

햇빛이 너무 강한거만 빼면 여행하기 참 좋은 날씨.

힘들었지만 올라오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아시시가 한눈에 내려다 보일 줄이야..

 

이 멋진 풍경을 보러 사방에서 몰려올 법 한데, 전망대 인근은 조용하기만 하다.

그토록 찾아 헤매던 로카 마조레의 이정표.

산 둘레를 따라 길게 성이 만들어져 있는 모습이 보인다.

아무래도 중세시대때 외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서 만들어진 성곽인듯 하다.

우리나라 동네 산들과 별반 다르지 않은 느낌의 산들.

차를 타고 올라왔으면 얼마나 편했을까..

전망대에서 한참 앉아서 풍경을 멍하니 구경하다 다시 내려간다.

허기진 배를 달래기 위해 무엇을 먹을지 고민을 하며, 처음에 왔던 메인 도로로 내려간다.

올라갈때는 그렇게 힘들더니, 내려올때는 순식간이다.

처음에 마을 구경을 할때 봤던 커다란 성당을 지나간다.

이 광장 근처에 있는 식당에서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식당 안으로 들어간다.

어느 파스타를 시켜서 먹는데, 생각보다 괜찮았던 기억이 난다.

배를 채우고, 인근에 있는 젤라또 가게에서 젤라또를 하나 사서 먹어본다.

더울때 먹는 젤라또는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맛..

아시시 한바퀴를 돌고, 이제 다시 버스를 타러 갈 시간.

언젠간 다시 이곳에 와서 하룻밤 정도는 잠을 자며 시간을 보내겠다는 다짐을 하고 다시 길을 나선다.

맨 처음에 입장했던 입구.

이 사진을 끝으로, 주차장으로 가서 버스를 타고 베네치아로 향한다.

작지만 중세시대의 풍경을 그대로 느낄 수 있어서 시간 여행을 하는 듯 했던 아시시.

오히려 피렌체보다 기억에 강하게 남는 이탈리아의 여행지였다.

코로나가 끝나고 유럽에 여행갈 일이 있을땐, 이곳으로 가 렌트카를 빌려서 동네를 방방곡곡 돌아다녀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