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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스위스

유럽 여행 #39 / 스위스 루체른 구경하기(빈사의사자상, 카펠교, 루체른 호수, 룽게른)

by 참새∂ 2021. 1. 7.

체코를 떠나 중간에 독일로 이동하여 뮌헨에서 하루를 보낸다.

당시에 비가 오고, 뮌헨에선 특별한 관광을 하지 않고 하루 쉬어가는 분위기라 거의 밖에 나가 사진을 찍지 않고,

숙소에서 시간을 주로 보냈다. 이후 뮌헨에서 뉘른베르크를 거쳐, 스위스로 넘어오게 되었다.

내가 가장 가고싶던 나라중 하나인 스위스, 스위스에서의 버스 창밖 풍경은 정말 황홀하기 그지 없다.

 

버스는 한참을 더 달려 빈사의 사자상에 도착한다.

힘없이 누워있는 이 사자상은 1972년 프랑스 혁명 당시 루이 16세 곁을 끝까지 지켜냈던 스위스 용병들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 졌다고 한다. 지금은 관광대국으로 부유를 누리고 있지만, 당시에는 워낙 가난해 용병으로 국가를 꾸려가고 있었다고 한다. 루이 16세를 지키던 용병들이 혁명군들을 상대로 싸우지 않고 도망가면, 스위스의 후대 용병들이 고용되지 못할것을 우려해, 끝까지 남아 싸웠다고 한다. 

그렇게 프랑스 혁명 당시의 일로 스위스 용병이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고, 현재 바티칸시국을 지키는 군인들을 스위스 출신 용병들로 고용한다고 한다. 

사자상에 얽힌 일화와 각종 조각들과 관련된 이야기를 가이드로부터 전해 듣고 현충원에 온 듣한 기분이 들어 절로 숙연해졌다. 

그러던 와중 비가 추적추적 내리기 시작한다. 인근에 있는 기념품가게에서 작은 우산 하나를 사들고 루체른 시내로 나가본다.

(이때 구매했던 우산을 아직도 잘 쓰고 있다)

 

비를 맞으며 루체른 시내로 나온다.

체코와는 또 다르게 현대식의 건물들이 많이 보인다.

로이스 강을 가로지르는 카펠교에 도착한다.

카펠교는 1333년에 만들어져 유럽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긴 목조식 다리이다.

이곳 야경사진을 꽤 많이 봤었는데, 오늘은 루체른에서 하루 자질 않고 오후에 바로 인터라켄으로 넘어가야 해서 야경 계획이 없어 아쉬웠다.

비를 맞아가며 강 위를 유유히 헤엄치고 있는 거위들.

사람이 가까이 다가가도 도망가지 않고 오히려 사람에게 적극적으로 다가온다.

이 기회를 놓칠세라 카메라를 열심히 들이댔다.

구름이 없는 멋진 풍경을 기대하고 왔는데 막상 온 동네가 구름 속에 파묻힌 듯해 아쉽다.

카펠교에 올라 건너편으로 천천히 건너가며 루체른 풍경을 감상해본다.

다리에 꽃들이 걸려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하늘 색만 좋았더라면 더할나위 없었을텐데..

강가에 내려가니 거위가 나에게 천천히 다가온다. 우리나라 동네 강아지인줄..

 

카메라를 들이대니 잠시 호기심을 보이다가, 이내 다른곳으로 가버린다.

카펠교 구경을 마치고나서 자유시간이 주어져 루체른 호수를 따라 걸어보기 위해 호수로 향한다.

멀리 보이는 첨탑의 끝이 정말 뾰족하다.

비가 와서 텅 비어버린 어느 카페의 야외 테이블들.

루체른 호수에 도착. 호숫가를 따라 만들어져 있는 산책로를 걷기 시작한다.

마침 인근 산들에 짙게 깔려있던 구름들이 조금씩 벗겨지면서 산의 형태가 모습을 드러낸다.

곧 파란 하늘을 볼 수 있으리란 희망을 품어본다.

비가 와서 그런지, 돌아다니는 배들이 잘 없다.

한참 호수쪽을 쳐다보며 걷고 있다가, 좌측 하늘을 바라보니 파란 하늘이 조금씩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물가에서 유유자적중인 오리들.

 

그렇게 산책을 즐기던 중에, 내 앞을 가로막는 거위 한마리를 발견한다.

카메라렌즈를 살며시 바꾼다음에 살살 걸으며 천천히 거위에게 다가간다.

 

내가 다가가면 다른곳으로 가버릴 줄 알았는데, 그대로 그 자리에 주저 눌러 앉는다.

거위를 이렇게 가까이서 보는건 신기해서, 최대한 가까이 다가가 사진을 열심히 찍는다.

동네 강아지 같던 거위를 뒤로하고, 다시 산책로를 걸어간다.

열릴듯 하면서도 계속 파란 하늘을 보여주지 않는 루체른의 하늘..

점점 주어진 자유시간이 줄어드는 상황, 루체른을 떠나 인터라켄으로 가기 전에 파란 하늘이 나타날때까지 호숫가 주변에서 계속 맴돈다.

 

 

이런곳에서 유람선을 타고 돌아다니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 같다. 원래 배타는걸 별로 안좋아하지만 스위스의 풍경이라면 참고 탈만 할듯..

마음같아선 이 호수의 반바퀴만이라도 하루종일 걸으면서 풍경을 만끽하고 싶은데 시간적 여유가 없다.

보일듯 보이지 않는 인근 산의 정상 부분.

그래도 이정도면 구름이 많이 걷힌 듯 하다.

이쯤 갔을때 더이상 멀리 가면 버스 탑승 시간에 늦을 거 같아 다시 돌아서 걷기로 한다.

멀리까지 가지 못한 아쉬움에 자꾸만 뒤돌아보게 된다.

 

루체른 호수의 하늘이 서서히 걷혀간다.

꼭꼭 숨겨져 있던 호수 건너편의 산들의 능선이 하나 둘 그 모습을 드러내니 멋진 풍경이 속속들이 나오기 시작한다.

더욱더 큰 기대감을 가지고 하늘이 열리길 바라며 호수 주변을 천천히 걷는다.

 

걷혔던 구름들이 다시 몰려와 산을 뒤덮기 시작한다.

파란 하늘을 보는건 포기하고 버스를 향해 걸어간다.

그런 와중에 혹시나 하고 뒤돌아보니 구름이 걷히기 시작했다.

하필 버스로 가야하는 시간에 뒷쪽의 풍경이 멋지다니..

이 좋은 풍경속에서 유유히 호수위를 떠다니는 오리들이 부러운 순간이다.

어느덧 비가 완전히 그치고 날이 개는 중..

결국 완전히 맑은 하늘은 보지 못하고 다시 버스를 타고 인터라켄으로 향한다.

다음에 신혼여행으로 다시 와봐야지..

인터라켄으로 향하는 도중 버스에서 잠깐 내려서 바라본 룽게른 호수의 풍경.

이제 내가 그토록 바라던 스위스의 멋진 풍경이 시작되려는 순간이다.

한 20분가량을 룽게른이 보이는 전망좋은 곳에 서서 구경하다가, 다시 인터라켄으로 출발한다.